껍질을 벗은 방울뱀들

분류없음 2011.08.18 22:31

               올시즌 디백스의 질주를 예상한 사람은 몇명이나 있었을까? (사진: zimbio.com)

형편없는 팀이 얼마나 빨리 리빌딩할 수 있을까? 부진에 빠진 야구 팀들의 경우,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아주 고무적일 수 있다.

야구는 하룻밤사이에 전력이 급변하는 것이 잦아서 몇몇 팀들이 지구 꼴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것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닌 풋볼같은 스포츠가 아니다. 야구는 선수 1명으로 인해 NBA 최고 기록과 최악의 성적을 오가거나,혹은 선수 2명을 영입한 것으로 인해 24승 58패팀이 우승을 차지하는 농구같은 스포츠도 아니다(레이 앨런과 케빈 가넷을 영입했던 2006~2007년 셀틱스를 보시길)

야구에선 선수 한명이 큰 차이를 만들어낼 수 없다.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2000시즌 후 시애틀 매리너스를 떠나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했을때,그는 야구계 최고의 선수였다. 레인저스에서의 첫 시즌,레인저스는 71승 → 73승으로 2승을 더 거뒀다. 반면 매리너스는 로드리게스가 떠난 후 메이저리그 역대 정규시즌 최다승 타이기록인 116승을 만들어냈다.

야구에서 이기는 팀을 만드는 것은 한 그룹 차원의 노력을 요구하며,그런 노력은 거의 항상 시간을 잡아먹는다. 3년 정도면 거의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 AL 최다패(119)를 기록했을때부터 AL 우승을 차지할때까지인 2003~2006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가 증명한바 있다. 하지만 매 시즌이 지날때마다 기대치보다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1990년 65승 97패를 기록했으나 이듬해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발전의 한계라는 것을 정의했다. 한 시즌에 97패 이상 당한 팀이 그 이듬해 플레이오프에 나간 적은 이외에 한번도 없었다.

올시즌 몇몇 팀들이 이 한계를 깨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클리블랜드는 지난 시즌 69승 93패로 마감했지만,2011년 30승 15패로 시즌을 시작했다. 현재 인디언스는 5할 승률을 유지하고 AL 중부지구에서 타이거스를 따라잡는데 애를 먹고 있다. 지난 시즌 105패를 당했던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7월 25일까지 53승 47패로 지구 공동 선두를 달렸지만,3주후 13경기 뒤쳐진 상태가 되었다. 이카루스도 하늘에서 이처럼 빠르게 추락하진 않았다.

그리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도 있다.

              초보 감독답지 않게 훌륭한 지도력을 선보이고 있는 커크 깁슨(사진: zimbio.com)

지난 시즌 디백스는 97패를 당했으며,경영진 역시 일자리를 잃었다. 7월 2일 디백스는 1년전 감독으로 고용되었던 빅리그 출신 포수 A.J.힌치를 해고했다. 디백스의 2007년 NLCS 진출을 이끌었던 단장 조쉬 번즈도 마찬가지였다. 커크 깁슨이 감독직을 맡았으며,디백스는 번즈를 대신한 임시단장 제리 디포토 대신 前 파드레스 단장이었던 케빈 타워스를 임명했다.

애리조나는 올시즌 17승 23패로 시작했지만,그 이후 14경기에서 13승을 거두면서 NL 서부지구 선두로 발돋움했다. 디백스는 시즌 내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추격했으며,최근 6연승을 통해 다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다른 팀들의 경우 이런 대반전은 주목할만한 가치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디백스의 경우 보통 일어나는 일이다.

1998년 프랜차이즈팀이 탄생했을때,구단주 제리 콜란젤로는 모든 확장팀들이 그러하듯이 루징 시즌을 보내는 것을 원치 않았다. 디백스가 첫 경기를 치루기 전에,콜란젤로는 이미 제이 벨,맷 윌리엄스,앤디 베네스같은 스타 FA 선수들에게 많은 돈을 주는 계약을 맺었었다. 그해 디백스는 65승 97패를 기록했기에,경영진에선 그 다음 시즌이 시작되기 전 스티브 핀리와 랜디 존슨에게 많은 돈을 주고 모셔왔다. 1999년 존슨은 4년 연속 AL 사이영상 수상의 첫 스타트를 끊었으며,벨과 윌리엄스,핀리는 각각 최소 34홈런씩을 날렸다. 디백스는 100승을 거뒀고 97패를 당한 후 1년만에 2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더욱 인상깊은 것은 애리조나가 기록한 전년도 대비 +35승이 현대 메이저리그 야구 역사상 단일시즌 최고 기록이라는 점이다.

콜란젤로의 '지금 당장 이기자'라는 접근 방식과 기꺼이 지갑을 여는 의지는 디백스의 2001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그 우승 타이틀은 돈으로 산 것이었다. 디백스가 맺은 대부분의 계약이 추후 보상조약으로 가득차있었으며,그 임차비용 지불이 다가왔을때 팀은 마치 주택 저당 대출제도처럼 급격하게 무너졌다. 2004년 디백스는 51승 111패를 기록했으며,콜란젤로는 팀을 팔아야만 하는 입장에 처했다. 111패는 1965년 메츠가 50승 112패를 기록한 후 NL 최다패였다. 전년대비 -47승은 1차 세계대전대 코니 맥이 소속팀 스타들을 필라델피아 에이스로 팔아버린 이후 최고 기록이었다.

3년후인 2007년,디백스는 90승을 거두며 NL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2010년까지 디백스는 다시 뒤로 물러나 있었지만,올해 다시 97패를 기록한 후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3번째 팀-디백스만 따지면 2번째-가 되기 위해 노력중이다.

스탯 대비하여 크게 좋은 성적을 거두던 파이어리츠와는 다르게,디백스는 진짜 컨텐더팀처럼 보인다. 그들은 NL 서부지구에서 득실차에서 +를 내고 있는 유일한 팀이다. 디백스의 발전은 진퉁이며,이제 이렇게 좋아진 이유에 대해 살펴보자.

                풋츠와 에르난데즈의 영입으로 디백스 불펜은 환골탈태했다 (사진: zimbio.com)

Bullpens are unpredictable

지난 시즌 디백스는 최근 야구 역사상 최악의 불펜 중 하나를 소유한 팀이었다. 클로저로써 시즌을 시작한 채드 퀄스는 6월말 자리에서 물러날때까지 방어율 8.29를 기록했다. 대체자였던 후안 구티에레즈는 조금 나았지만,대단하진 않았다(방어율 5.08). 디백스 불펜 방어율은 5.74였다. 놀라운 일은 아니지만,디백스는 팽팽한 경기에서 희망이 없었다 : 디백스의 연장전 승패는 2승 14패였다.

하지만 만일 팀에 약점이 있다면,아마도 그게 불펜이 되길 바랄 것이다. 구원투수들은 믿음직하지 못할지도 모르지만,대체가능하다. 파드레스 시절 타워스가 적은 금액으로 준수한 불펜진을 만들어냈다는 평판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도 도움이 되었다.

지난해 겨울,디백스는 한때 시애틀 매리너스의 도미넌트한 클로저였던 J.J.풋츠와 2년 1000만불이라는 적정한 계약을 맺었다. 그들은 또한 형편없는 수비와 역사에 길이남을만한 삼진갯수로 인해 Maricopa County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던 3루수 마크 레이놀즈를 트레이드했다. 그 댓가로 디백스는 볼티모어 오리올스로부터 셋업맨 데이빗 에르난데즈를 영입했다. 풋츠는 29세이브 방어율 2.91을 기록했다. 에르난데즈는 방어율 2.83을 기록하고 있으며,풋츠가 DL에 오른 이후 클로저 자리를 임시로 메꿔주고 있다. 불펜 방어율은 3.82로 거의 2점 정도 떨어졌다. 지난 시즌 디백스는 7회 이후 앞선 상황에서 15경기를 패했지만,올해 지금까지는 단 5패밖에 없다.

                 드디어 슈퍼스타 포텐셜을 제대로 터트리고 있는 저스틴 업튼(사진: zimbio.com)

Youth shall prevail

2004년 디백스의 111패 시즌에서 한가지 위안거리는 2005년 드래프트 1픽을 뽑을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디백스는 동시대 고교 타자들 가운데 가장 재능이 넘치는 선수 중 한명이었던 저스틴 업튼을 뽑았다. 업튼은 19살때 메이저리그에 올라왔으며,2009년 3할 26홈런 20도루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업튼은 부진했으며,평범한 타격 성적(0.273/0.356/0.442)와 함께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뛰고 있는 형 B.J.처럼 기대치에 못미친다는 평을 들었었다.

물론 이제 22세인 업튼이 앞으로 성장할 구석이 더 많다는 말은 당연하다. 올해 그는 배팅라인 0.306/0.379/0.564, 25홈런,그리고 리그 최다인 2루타 34개를 날렸으며,현재 MVP 후보다. 그는 이번달 24세가 된다(올해 엔젤스의 ROY후보인 마크 트럼보는 업튼보다 거의 2살 정도 많다)

나이때문에 그의 경험을 잊어버리기 쉽다. 메이저리그에서 3년 이상 뛴 후,업튼은 이제 올시즌 전에 완성된 선수라고 간주되었을지도 모른다. 사실 그렇지는 않지만,그는 떠오르는 슈퍼스타다. 그리고 우리는 이제 '떠오르는'이라는 말을 조만간 빼야할지도 모른다. 그는 야구계에서 가장 가치있는 자산 가운데 하나다.

                 조쉬 콜멘터의 독특한 딜리버리는 빅리그에서 통하고 있다 (사진:zimbio.com)

Deception can be a substitute for talent


올 시즌에 앞서,조쉬 콜멘터는 절대 주목받는 유망주가 아니었다. 지난 시즌 마이너리그에서 주목할만한 성적(방어율 3.38)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콜멘터는 Baseball America에서 선정한 디백스의 톱 유망주 30위내에도 들지 못했다. 패스트볼 구속이 거의 87마일 수준인 우완투수들이 높은 평가를 받기란 힘든 법이다.

하지만 콜멘터는 한가지 무기를 가지고 있었다 : 그는 야구계에서 가장 희한한 딜리버리 동작 중 하나를 지닌 인물이다. 대다수의 투수들이 공을 손에서 놓을때,공을 던지는 손은 포수쪽에서 볼때 10시에서 11시 사이에 위치하게 된다. 콜멘터는 1시 위치에서 공을 던지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몸을 뒤튼다- 기본적으로 그는 좌완투수의 릴리스 포인트를 지닌 우완투수인 셈이다. 타자들은 이런 딜리버리를 본 적이 없었지만,이제 보게 되었다.

디백스는 4월 중순 불펜투수로 콜멘터를 콜업시켯었다 : 첫 7번의 등판 중 6차례 무실점을 기록한 후,콜멘터는 5월 14일 선발진에 합류했다. 그는 첫번째 선발등판에서 6이닝 무실점을 기록했으며,2번째 등판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그 이후 선발진에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

타자들이 마침내 콜멘터를 알아낸 것처럼 보이긴 한다 - 지난 수요일 휴스턴전에서 7이닝동안 솔리드한 모습을 보이기 전까지,최근 2번의 선발등판동안 콜멘터는 6이닝 11실점을 기록했으며,방어율이 2.74에서 3.58로 치솟았다. 하지만 그가 빅리그 타자들을 절대 잡아낼 수 없었던 것을 감안해보면,이미 기대치를 초과한 모습이다.

                       디백스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다니엘 헛슨(사진:zimbio.com)

When in doubt, make a good trade

지난 여름 임시 단장으로 잠깐 재직한 후,타워스는 화이트삭스 단장 케니 윌리엄스와 트레이드 데드라인때 대형 트레이드를 논의했다. 당시 지구 선두였던 화이트삭스는 선발투수가 필요했으며,타워스는 투수 유망주 다니엘 헛슨과 데이빗 홈버그를 받는 댓가로 기꺼이 성적이 좋지않던 우완투수 에드윈 잭슨을 보내면서 기뻐했었다.

잭슨은 화이트삭스에서 잘 던졌지만,11경기에서 기록한 방어율 3.24는 즉시 애리조나가 마이너리그에서 불러올린 헛슨의 활약에는 미치지 못했다. 헛슨은 7승 1패 방어율 1.69, 80이닝동안 51피안타 16볼넷을 기록했다. 1975년 이후 10경기 이상 선발등판한 NL 투수 가운데 이보다 더 낮은 방어율을 기록한 선수는 드와이트 구든,그렉 매덕스,랜디 존슨,CC 사바시아밖에 없었다. 헛슨은 올시즌 굉장히 효율적이진 않지만,165이닝동안 방어율 3.76을 기록중이다. 그와 콜멘터는 지난 시즌 거의 대부분 애리조나에 없었던 평균 이상의 선발투수가 되어가고 있다. 

                              만일 댄 해런까지 있었다면 어땠을까?(사진:zimbio.com)

A bird in the hand is worth a lot more than two in the bush

그리고 다음은 주의깊게 봐야할 이야기다 : NL 서부지구에서 자이언츠와 지구 선두를 놓고 경쟁하는 대신,디백스는 상황을 주도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화이트삭스로부터 헛슨을 영입하기 며칠 전,애리조나는 에이스 댄 해런을 여전히 불확실한 이유를 통해 엔젤스로 트레이드했다. 해런은 2012년까지 계약이 되어있으며,2013년에도 클럽 옵션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트레이드 전에 부진하긴 했지만,해런의 부진한 모습은 신기루와도 같은 것이었다- 그의 삼진/볼넷 비율은 거의 5:1이었다.

디백스는 2008시즌 전 하렌을 영입하기 위해 미래의 스타 브렛 앤더슨,카를로스 곤잘레스를 포함한 유망주 6명을 내줘야만 했다. 그들은 이후 하렌을 내주면서 유망주 3명을 받았고,그중 한명만이 특급 유망주(타일러 스캑스)였다.  그리고 해런의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해 영입했지만 활약상이 미미했던 베테랑 좌완투수 조 선더스도 데려왔었다. 해런은 엔젤스에서 방어율 2.95,그리고 이닝당 1명 미만의 출루를 허용하고 있다. 스캑스는 언젠가 스타가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2011년 현재 해런을 트레이드한 것은 디백스의 플레이오프 진출에 안좋은 영향을 끼칠지도 모른다.

심지어 해런이 없는 상황에서도,그리고 발목골절상으로 인해 유격수 스티븐 드류가 시즌 아웃된 상황에서도,디백스는 NL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할만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 지난 시즌 97패를 당한 팀에겐 그리 나쁜 상황은 아니다. 아마도 디백스는 우울한 상황에 빠져있거나,혹은 이중의 승리를 거뒀는지도 모른다.


<원문> Rany Jazayerli "About-F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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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