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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내셔널리그)의 올스타전 승리는 지난 1996년 6-0 완승이 마지막이었다. 그때 이후 11년간 NL은 AL(아메리칸리그)을 상대로 1무 10패, 비참한 열세를 면하지 못했다. 덩달아 월드시리즈에서도 지난 12년간 NL은 네 차례밖에 우승을 따내지 못했고, 2006년 이후에는 인터리그 상대전적마저 뒤집히면서 일부 팬들에게 'NL은 AL의 하부리그'라는 당치않은 조롱을 듣기도 했다. 투수가 타석에 들어서는 내셔널리그야 말로 진정한 야구가 펼쳐지는 곳이라고 여기는 야구 보수주의자들 입장에서 지난 시간은 '잃어버린 11년'처럼 여겨지지 않았을까.

하지만 이제 NL 팬들이여, 가슴을 펴고 고개를 들고 당당하게 일어서라. 우리들을 위한 시간이 왔다. 내 장담하건대 올해야말로 NL이 그간의 온갖 치욕과 수모를 씻을 절호의 기회다. 왜냐하면, 2008 MLB 올스타전은 내셔널리그의 완벽한 승리로 끝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야구 몰라요' 같은 전설의 격언도 아무런 소용이 없을 것이다. AL을 응원하는 팬들에게 2008 올스타전은 충격과 공포 그 자체일 것이며, 방송중 " 뭐야 이거~ " 라고 울부짖던 모 해설위원의 심정을 그대로 체험하는 고난의 시간으로 남게 될 게다. 지난 11년간 NL팬들이 겪은 온갖 굴욕과 수모는 이제 고스란히 AL 쪽에 돌아갈 것이 확실하다. 그리고 이번 올스타전에서 NL의 승리로, 2008 월드시리즈 1차전은 실로 오랜만에 내셔널리그 팀의 홈 구장에서 열리게 될 것이다. 이번 올스타전에서 NL이 이길 수밖에 없는 이유 다섯 가지를 지금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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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NL의 암흑기에도 실력차는 크지 않았다

물론 최근 11년간 NL이 승리하지 못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경기 내용을 자세히 뜯어보면 어느 한쪽이 일방적인 우위를 보였다고 하기는 힘들다. 특히 7-7 무승부로 끝난 2002년 이후의 상대전적은 더욱 그렇다. 2002년 경기는 7회말까지 NL이 7-6으로 앞서다 8회 동점을 허용한 뒤 연장 11회 끝에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2003년도 NL이 경기 내내 앞서다가 막판 와그너와 가니에의 뜻하지 않은 난조로 7-6, 한점차 패배를 당했다. 2004년은 9-4 완패였지만 이는 피아자-클레멘스 배터리가 1회부터 6실점하며 무너진 것이 원인이었다. 2005년은 NL이 9회 끝까지 AL을 밀어붙였고, 2006~2007년은 끝까지 알 수 없는 한점차 승부였다. NL은 하부리그니 AL의 압도적 우세니 떠들기에는 시종 너무나도 근소한 차이의 패배였던 셈이다. NL에게 부족한 것은 '승운'일뿐 실력이 AL보다 모자라서 패했던 것은 결코 아니다.

2. 올스타의 대거 세대교체

2008 올스타전의 특징 중 하나는 지난해까지 명단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신예들이 대거 올스타로 선발됐다는 점이다. 지난해만해도 같은 기간 퓨처스 게임에 출전했던 포수 지오바니 소토(시카고 컵스)를 비롯해서 후쿠도메(외야수, 컵스)나 에딘슨 볼퀘즈(투수, 신시내티 레즈), 팀 린스컴(투수, 샌프란시스코), 케빈 유킬리스(1루수, 보스턴), 더스틴 페드로이아(2루수, 보스턴), 조쉬 해밀턴(외야수, 텍사스) 등은 올스타전에 처음 모습을 드러내는 선수들이다. 특히 NL의 경우 스타팅 9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5명이 올스타전에 처녀 출전하는 선수들로, 지난 11년간 벌어진 NL 학살극의 역사는 이들에게 남의 나라 이야기처럼 여겨질 뿐이다. 이들은 2008년을 원년으로 하는 올스타전 NL 승리의 역사를 써나갈 새로운 주역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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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방망이에서 NL이 압도한다

앨버트 푸홀스(1루수, 세인트루이스)가 후보로 뛰는 모습이 상상이 되는가? 아마 컴퓨터 게임에서나 가능할 이야기로 여겨질지 모른다. 그런데 올해 NL 올스타팀이 바로 그렇다. 내셔널리그 올스타팀 명단을 보다 보면 대체 어느쪽이 선발 출전 라인업인지가 헷갈릴 정도다. 앞서 말했듯 푸홀스는 투표에서 버크만에 밀려 지명타자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현 메이저리그 최고 포수 자리를 양분하고 있는 러셀 마틴(다저스)과 브라이언 맥켄(애틀랜타)이 나란히 백업멤버로 등록되어 있고, 각각 23, 22홈런으로 홈런부문 10위 내에 들어있는 댄 어글라(2루수, 플로리다)와 애드리언 곤잘레스(1루수, 샌디에이고)도 벤치에 앉는다. 이들의 올시즌 기록은 AL의 같은 포지션 선발 출전자인 마우어나 유킬리스, 페드로이아를 압도하는 수준이다.

실제 리그 부문별 순위를 보면 NL의 강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먼저 타율 부문. 전체 1위부터 4위까지가 모두 내셔널리그 소속 타자들의 차지다. 아메리칸 리그는 전체 10위권 내에 단 4명만이 올라 있는데다 3할 3푼 이상을 쳐낸 타자는 이안 킨슬러(2루수, 텍사스) 하나에 불과하다. 출루율 역시 10위권에 NL이 6명, 특히 1위부터 3위까지 전부 NL 타자들이 차지하고 있고, 아메리칸리그의 독무대였던 장타율에서도 NL 타자들이 1~4위를 독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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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 부문은 격차가 더 심하다.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타자가 AL은 외야수 그래디 사이즈모어(클리블랜드) 하나 뿐이다. 물론 전체 홈런 1,2위인 라이언 하워드와 애덤 던이 올스타 출전에 실패하긴 했지만, 그래도 NL 타자들의 홈런 수가 AL을 압도하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그외에 RC(Run Create)와 OPS+등의 세이버 메트릭스 수치를 다 따져봐도, AL 타자들이 NL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는 부분을 찾기란 바닷가에서 잃어버린 10원짜리를 찾는 것보다 더 힘든 일이다. 올시즌만 놓고 보면 내셔널리그는 투수들의 천국이 아니라 지옥에 가깝다. 그건 NL 올스타를 상대하는 아메리칸 리그의 투수진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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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영 에이스, 린스컴과 볼퀘즈가 간다

댄 하렌(투수, 애리조나)은 지난해 올스타전 아메리칸리그 측의 선발투수였다. 올해 그는 내셔널리그 측의 투수로 올스타전에 나선다. 또 지난 몇년간 내내 AL 올스타로 출전했던 요한 산타나는 올해 NL의 메츠로 이적하며 오랜만의 올스타 기간 휴식을 갖게 된다. 밀워키로 적을 옮긴 C.C.사바씨아 역시 올해는 더이상 AL쪽 출전 선수가 아니다. 이처럼 리그 정상급 에이스 세 명이 최근 몇달 사이 전부 내셔널리그로 팀을 옮기면서, 아메리칸리그는 투수 싸움에서도 NL에 비해 불리한 처지에 놓이게 생겼다. 내셔널리그 에이스가 아메리칸리그로 건너간 사례가 돈트렐 윌리스(디트로이트) 뿐인 것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NL 투수진에 보강된 것은 댄 하렌 하나만이 아니다. 올해 무섭게 질주하고 있는 두 명의 젊은 에이스, 팀 린스컴과 에딘슨 볼퀘즈가 AL 타자들을 잡으러 나선다. 리틀 페드로로 불리며 전체 방어율 2위(2.29)를 달리고 있는 볼퀘즈는 탈삼진 부문에서도 126개로 2개차 2위를 기록중이고, 9이닝당 삼진률은 9.64로 리그 전체 1위다. '집에서 만든' 독특한 투구폼과 고교생 같은 외모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린스컴 역시 2.66의 방어율에 126 탈삼진으로 거의 모든 부문에서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다. 올해 새롭게 올스타에 가세한 두 영 에이스는 지난해까지 AL 타자들이 맛보지 못한 전혀 새로운 종류의 두려움을 느끼게 할 것이다. 여기에 벤 시츠(밀워키), 카를로스 잠브라노(시카고 컵스), 브랜든 웹(애리조나) 등 에이스 3인방도 여전히 건재하다. 이에 비하면 AL측의 듀크셔(오클랜드)나 로이 할라데이(토론토), 스캇 카즈미어(탬파베이), 클리프 리(클리블랜드)도 다소 못미덥게 느껴질 정도다.

물론 불펜 요원들의 면면에서는 리베라-K.로드-파펠본-네이선으로 구성된 AL이 릿지-와그너-케리 우드의 NL보다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올스타전에서는 어차피 모든 투수가 구원투수로 던지게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양팀 불펜의 질적 차이는 크다고 보기도 힘들다. 실제로 최근 한 루머에서는 AL이 마무리인 마리아노 리베라를 올스타전 선발투수로 낼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을 만큼, 올스타전에서 선발-구원을 따지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더 젊고 더 강한 선수들로 투수진을 구성한 NL측이 유리할 것으로 예상하게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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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좌타자들이여, MVP를 노려라

끝으로 2008 올스타전이 올해를 마지막으로 역사속으로 사라지는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린다는 점을 지적해야겠다.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양키 스타디움은 베이브 루스, 루 게릭 등 좌타자들에게 유리하게 지어진 구장으로, 그간 몇 차례 펜스 위치를 조정했지만 여전히 우측 펜스가 좌측에 비해 가까운 형태를 취하고 있다(좌측 96.9m- 좌중간121.6m인데 반해 우중간 117.3m- 우측 95.7m로 전형적인 비대칭 구조). 올해 올스타전에서 좌타자들의 맹활약을 기대해볼 수 있는 이유다.

그런데 선발 명단을 보면 AL 측의 좌타자 중에는 조쉬 해밀턴을 제외하고는 거포라고 할 만한 선수를 특별히 찾기 어렵다. 당초 선발되었던 데이빗 오티즈는 부상으로 인해 결장할 예정이고(사실 출장해도 올해 컨디션으로는 거포라고 말하기가 쑥쓰러울듯 하다), 저스틴 모노나 조 마우어 등은 장거리 타자와는 거리가 멀다. 물론 23홈런의 그래디 사이즈모어가 있기는 하지만 선발로 출전하게 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반면 NL팀에는 언제든지 장타를 쳐낼 수 있는 좌타자 슬러거들이 즐비하다. 스위치 히터인 랜스 버크만을 필두로 체이스 어틀리, 치퍼 존스, 지오바니 소토 등이 모두 자기 포지션에서 최고의 장타력을 과시하는 강타자들이다. 또 브라이언 맥켄, 애드리안 곤잘레스, 네이트 맥루쓰 등 교체멤버들의 파워도 무시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이들 좌타자들은 올스타전에서 '밤비노의 집' 양키 스타디움을 자기 집처럼 삼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올해 올스타전 MVP가 좌타자 중에서 나올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올해 NL 올스타의 전력은 AL을 압도하고도 남을만큼 강력하다. 작년까지 올스타전에서 NL측의 라인업이 AL에 비해 어딘가 못 미치는 듯한, 동네 모자란 형 같은 느낌을 주는 선수들로 짜여져 있었다면 올해는 오히려 AL 쪽이 동네 특이한 형들처럼 보일 정도다. 게다가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에 정작 양키스 선수는 두 명만 출전하고(하나는 이혼소송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에이로드), 반면 보스턴 선수는 네 명 씩이나 선발되면서 브롱크스 팬들로서는 이래저래 흥을 내기가 어려울 듯하다. 이런 미묘한 부분까지도 올해는 완벽하게 NL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NL이 질만한 이유를 몇박 며칠 동안 아무리 생각해도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다. 그러므로 NL이 이번에는 이긴다. 2008 올스타전은 '진짜 야구' 내셔널리그가 11년 수모를 딛고 아메리칸리그에게 승리하는, 그리고 우위를 계속해서 이어나가는 원년으로 기록될 것이다.


이 글은 미디어다음 해외야구에 기고한 원문입니다.



이번 글은 MLBspecial의 김홍석님과의 공동 기획(2008 MLB 올스타전 - 당연히 이번에도 AL이 승리한다!)을 위해서 재미와 흥미를 주기 위해서 과장과 거친 표현을 사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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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기호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