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수요일 밤부터 쌓인 피로가 있어서 그랬는지 일요일 당일은 정작 세 경기를 치르면서 딱히 힘들거나 어렵게 진행된 것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월요일 출근 직전까지 뻗어 있어야 했고, 월요일 출근 후 여유를 가지고 끄적여 볼까 했는데 옆자리의 같은 과목 동료 선생님이 쓰러진 여파로 119 차량에 실려 병원에 가시는 통에 정신없는 수업을 진행하다 보니, 거기에 이번 주중에 만들어야 하는 문제 작업에 계속적인 클레임이 걸리는 통에 이리저리 수정하고 법석을 떨며 고민 죽방을 때리다 보니 그 노독의 여파가 한 주가 지난 오늘까지 진행되고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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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5월 25일)에는 저와 "회장님"으로 불리는, 예전 모 리그의 회장 직을 수행하면서 심판일을 병행하시다가 저희 쪽 조직으로 자리를 옮기셔서 심판일을 보시는 분, 그리고 올해부터 새로이 심판일을 시작한 신입심판원 두 분과 함께 하루를 보냈습니다. 24~25일에 대구 지역에서 한마당(음?)축전을 진행하느라 많은 분들이 내려가 있던 터에 일산 **중에서의 리그 경기 및 구장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저뿐이었기에 책임이 막중했다죠. 그래서 두 경기만 치르고 말까 했는데 구심 두 경기에 루심 한 경기까지 총 세 경기를 진행해야 했습니다. 그나마 처음엔 구심만 세 경기를 주문받았는데 부담이 너무 간다고 "회장님"께 말씀드려서 바꾼 거였다는.
다섯 경기를 치렀는데 신입 심판원 분들은 루심 두 경기 씩만 진행하도록 했습니다. 저와 "회장님"이 1~4경기까지 번갈아서 진행했는데 처음 뵙는 분들답지 않게 침착한 모습으로 경기를 진행하더군요. 물론 포메이션 진행에서 콜업을 안 해도 되는데 한다거나 내야에서의 위치 선정 및 타구에 따른 이동 등이 서툴다는 느낌은 있었지만 전반적인 판정에 있어서는 문제를 잘 지적하지 못하겠더군요. 예년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이 때 그래도 야구를 어느 정도 아는 분들이 신입심판으로 들어와서 이 정도의 역량을 꾸준히 보여 준다면 제가 주업에 보다 전념해야 하느라 심판대열에서 빠져 나가야 할 7월 이후가 편해질 수 있을 모양이라는.
오히려 첫 경기 구심을 보기 힘들겠다 싶어(그도 그럴 것이 전날 어거지로 잠을 청하고 일찍 나갔는데 100m 줄자를 이용해서 좌우 파울-페어 라인을 새로 그리는데 온 신경을 쓰고 나니 몸이 늘어지는 듯 싶어 "회장님"께 첫 경기의 구심을 맡겨 드렸는데 그 경기에서 스트라이크-볼에 대해 한쪽 팀(이 팀은 자기들에게 불리하게 경기가 진행되면 계속 판정을 가지고 시비거는 팀이라는 인상이 강한)이 계속 불만을 품고 구시렁대더군요. 한 시간 쯤 지나 어느 정도 몸이 안정을 찾자 그 팀 벤치를 찾아가서 투수의 딜리버리라던가 심판으로 들어설 때 느껴지는 공의 궤적이라던가에 대해 이야기를 건네며 사근사근 달래주니 표정이 풀리더라는... 어쩌면 저는 대쪽같은 심판으로서의 역할보다는 선수-심판 간의 소통의 문제가 벌어졌을 때 중재자의 역할에 나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죠. 사실 이것이 더욱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겠지만.
사회인 야구경기가 시간제한이 있는 관계로, 정작 심판들에게 판정보다 더 어려운 것이 있다면 "시간제한에 걸려 다음 이닝에 들어갈 수 있느냐 없느냐"를 판단하는 것이겠죠. 물론 리그의 운영위원이 있어 그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노라면 심판으로서는 얼굴이 잠시 무안해질지언정 경기 도중은 편안하게 판정에만 집중하면 되겠지만 대부분의 리그에서는 선수 및 관계자들의 시선은 심판들만 향하게 되니 거의 편할 날이 없다는 것이 문제라는.
이날도 문제가 되었던 것이 제 4경기와 5경기에서 일어난 것이었습니다. 앞 경기가 요상하게 끝나는 통에 어떻게든 정확한 시간을 배분해 주고 싶은 마음에서 "*시 12분에(네번째 경기), *시 7분에 들어갑니다(다섯 번째 경기)"라고 이야기하고 경기를 진행했고, 이닝의 말 공격이 완료된 시점은 네번째 경기가 한 시간 48분이 경과한 *시 10분, 다섯 번째 경기에서는 *시 5분에 종료되었죠.
여기에서 지난 해 저와 같은 조가 짜여진 심판원들끼리 진행했을 때는 "제한시간에 1분이 남아도 다음 이닝을 마무리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었기에 진행했고 심지어 그 판단의 결과로 1시간 49분에 끝날 경기가 2시간 25분이 되도록 끝나지 않더라도 '경기는 길어졌지만 선수들은 나름 본전을 뽑은 하루였다고 여기도록 해야지'하는 뿌듯함에 마지막 인사를 끝낸 후 나올 수 있었는데 이날은 그렇지 못했던 것이죠. 당연히 지난 해 그러한 경기진행을 경험했던 이들로서는 심판진의 판단에 수긍하기 어려웠을 수밖에요.
그나마 네번째 경기(제가 구심을 본 경기)는 부상자가 속출한데다 플레이의 차이가 심해서 '더 이상 진행하면 즐거움보다 아픔이 더 많을 듯 싶어 멈춘다"는 마음의 교류가 서로 있었는데 아쉬워하면서도 인사를 마칠 수 있었는데 다섯 번째 경기(제가 루심을 본 경기)에서는 구심을 보시는 "회장님"께서 경기 시작 때 기록위원과 주고받았던 시간을 2분 당겨 계산하고 일방적인 종료를 선언한 통에 내야에서 다음 이닝이 진행되겠거니 했던 저를 머쓱하게 했다는.
이날 귀가하는 길에 다른 분들과 같은 교통편을 이용하지 않고 혼자 버스를 타고 귀가하면서 별별 생각이 다 들더군요. 사소한 것 같지만 그 균열이 커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앞으로 이렇게 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하는 자책이 들더라는. 귀가 후 도시락을 사러 나온 다음에 배정담당 총무님과의 통화에서도 이 점은 서로 공감이 되더군요. 물론 그분(배정담당 총무)의 경우에는 자신이 선수로 뛰는 리그에서 선수로 뛰는 날을 빼고는 동 리그의 심판으로 임한다는 핸디캡을 가지고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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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의 배정은 어쩌다 보니 빠지게 되었네요. 주중에 일이 하도 바빠서 배정받는 것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건네지 못했는데 배정하는 분께서 안 되는 것으로 알았는지 뺐다더군요. 한편으로는 심신이 극히 피로하다는데서 한숨돌릴 수 있었다는데 안도감이 들면서도 7월 이후에는 벌고 싶어도 못버는데 더 벌어두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불안감(?)이 들더군요. 그런 아쉬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몸을 챙겨둬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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